마음의 그림자
< 질문 >
전체가 모두 하나라는 말씀을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 답변 >
알아도 틀렸고 알지 못해도 틀렸소.
부처님 법은 말이나 문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생각으로 헤아려 더듬을 수도 없소.
이 육신을 ‘나’로 알고 있는 중생이, 이 당대(當代)뿐 아니라
여러 겁을 드나들며 갈고 닦고 궁리해도 깨달을 수가 없는 법이
바로 부처님 법이라 했소.
그런데 요즘 보면 알음알이로 헤아려 더듬어서
나름대로의 조그만 지견이 생기면 그걸 깨달음인 줄 알고
거기 주저 물러 앉아 안주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소.
이 법은 뭔가 새로 배워서 알아내는 학습이 아니오.
전체가 참된 하나라고 아는 것과 참으로 전체가
하나인 자리에 완전히 원융되어 피차, 안팎의 생각이 다 녹아
사라진 것과의 차이를 어렴풋이라도 상상을 해 보시오.
참으로 그렇다면 이 ‘나’를 포함한 개별적인 존재,
개별적인 사건은 있을 수가 없는 거요.
‘내’가 밖에서 들려오는 ‘법문’을 듣고 뭔가를
‘깨달았다’는 말은 전부 허구라 소리요.
그게 전부 인간 의식의 산물일 뿐, 실체가 아니라는,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바닥까지 깊이 사무치는 것,
그게 불법 공부의 핵심이라 할 수 있소.
본체를 몽땅 드러내야 하오.(全彰本體) 참된 수행자라면
전체성(全體性)을 밝혀야 하는데 의식이 제 마음인 줄 잘못 알고
죄다 각각의 말단에서 의식만 을 좇아 옳고 그르고,
알고 모르고를 따지며 이 길을 가려하고 있소.
누누이 말하지만, 모습이 있고, 이름이 있고, 뜻이 있는
모든 천지 삼라만상은 전부 다 본래의 마음 위에
비추어진 그림자요. 이 말은 그러한 모든 것을 무시하고
보지 말고 듣지 말라 소리가 아니오.
지금처럼 보고 지금처럼 듣고 다 하되, 그로 인한
모든 느낌이나 알음알이가 전부 참 마음 위에 나타나는
허망한 그림자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소리요.
내내 그렇게 보다 보면 지금처럼 그 그림자나
메아리에 놀아나는 일은 점점 줄어들 테고,
차츰 밖으로 내닫던 망정(妄情)이 잦아들다가 마침내
그 본래 마음이 우뚝 드러나는 것을 증험할 수 있을 거요.
- 대우거사 / 가산님 제공
'마음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야산 서종사 무상게 (0) | 2011.12.10 |
---|---|
무상계(無常戒) (0) | 2011.12.10 |
공지 당신이 오시는 날에 (0) | 2011.12.10 |
반야심경 : 반야심경 독송, 범철스님 (0) | 2011.12.10 |
반야심경 : 반야심경 독송, 대중스님들의 장엄한 반야심경 중창.. 3회 독경 (0) | 2011.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