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선사 언하대오 : 5. 바른 스승을 찾아라
5. 바른 스승을 찾아라
인성견오(因星見悟)라 오파비성(悟罷非星)이로다 불축어물(不逐於物)이요 불시무정(不是無情)이니라 별을 인해서 깨달음을 얻음이라 깨달아 마침에 별이 아니로다. 물건을 쫓지 아니함이요 이 무정이 아니니라. |
지금 내가 이렇게 주장자를 들어 보였는데 대중은 주장자를 들기 이전 산승의 마음을 취하였다면 도인일 것이요, 만약 이 주장자를 보고만 있었다면 경계를 취하는 범부일 것이다. 그러나 누가 이 주장자 든 도리를 똑바로 보겠는가?
(주장자로 법상을 한 번 치시다.)
삼년 전 내가 범어사에 조실로 있을 때였다. 그때 일본 고베(神戶市 長田區 蓮官通六丁目三)에 있는 평화사 주지 성지신(成智信) 스님으로부터 상량기념으로 범어사에 불법대의를 물어왔다. 내가 답하여 보냈는데 이 법어가 고베의 평화사 법당에 족자로 걸려 있다고 한다. 참선 대중들에게 참고가 될까하여 한번 소개한다.
기평화사상량법어(寄平和寺上樑法語) 황화취죽선명묘법(黃花翠竹宣明妙法)하고 풍가월저현로진심(風柯月渚顯露眞心)이로다 앵음연어상담실상(鶯吟燕語常談實相)하고 두두비로물물화장(頭頭毘盧物物華藏)이로다 돌 회마(會魔) 회수간산취류하(回首看山醉流霞)하고 의수침면일이사(倚樹沈眠日已斜)로다 노랑꽃 푸른 대도 묘법을 밝히고 바람가지 물 달도 진심을 나타냄이로다. 꾀꼬리와 제비도 항상 실상을 말하고 낱낱이 법신이요 물물이 화장세계로다. 애닯다() 알겠는가? 머리를 돌이켜 산을 바라보며 흐르는 안개에 취하고 나무를 의지하여 졸고 나니 날은 이미 저물었도다. |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하는 법인 부처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등등상속(燈燈相續)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만일 부처님의 정법을 조금이라도 잘못 전한다면 후세에 끼치는 허물이 많을 것이다. 깨닫지 못한 분상에는 영산회상(靈山會上)의 염화시중(拈花示衆)과 가섭미소(迦葉微笑)도 다 망설이다.
대중들이여! 위음왕불(威音王佛) 이후에는 스승 없이 스스로 깨친 자는 모두 천연외도(天然外道)라 했으니, 법을 받은 명안종사(明眼宗師)에게 인가도 받지 않고 자기가 제일이라 하며 묘한 언구문자선(言句文字禪)을 활구(活句)라 하고 학자들을 속이고 있다면 이러한 외도들은 부처님도 구하지 못하리라. 금일 최상승 활구참선법을 닦는 대중들은 명심할지어다.
그러면 어떤 것이 활구참선법인가? 모름지기 조사관(祖師關)을 뚫어야 하나니 오직 화두만 잡드리 하되 이치길도 없고, 말길도 없고, 마음길도 없나니, 이렇게 용맹정진 해나가다가 직하에 대오하는 것이다. 즉 한번 듣고 언하에 문득 깨달아야 곧 너의 본성을 보느니라.
"일러라. 너의 본래면목을 일러라. 왜 너의 본래면목을 모르는가. 어서 일러라."
이렇게 다그치고 입만 열면 "어느 곳을 향하여 입을 여는가?" 삼십 방을 막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그 주장자를 척 빼앗아 들고, "이 방을 한번 이르시오." "오냐, 그 방을 맞고 나갈 테니 너도 또 일러라." 법이란 이런 것이니 여기서 똑바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즉, 격외장부(格外丈夫)인데 무슨 걸림이 있겠는가?
내가 나를 깨닫는 누진통(漏盡通)은 본각을 매하는 법이 없느니라. 오직 내가 나를 자각하는 것이 부처님의 정법인 것이다. 이렇게 대평등 대원융(大平等 大圓融)·이사무애 사사무애(理事無碍 事事無碍)의 원각대지를 증득하고 이 삼계화택에서 색상경계에 집착하는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여야 하느니라.
심수만경전(心隨萬境轉)이요 전처실능유(轉處實能幽)라 수류인득성(隨流認得性)하면 무희역무우(無喜亦無憂)니라 마음은 일만 경계를 따라 구르고 구르는 곳마다 실로 능히 그윽하다. 흐름을 따라 성품을 인득하면 기쁨도 없고 또한 근심도 없느니라. |
이 게송은 이십이조 마나라 존자가 이십삼조 학륵나 존자에게 설하여 오백 마리의 학을 제도케 하신 게송이다.
삼라만상이 있는 그대로 법신이요 화장찰해(華藏刹海)다. 깨친 분상에는 무슨 걸림이 있으리오, 오직 인연 있는 중생을 위하여 생사해탈의 정법을 전할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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