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꽃 목걸이

백유경 21~30

맑은 샘물 2010. 5. 17. 23:41

백유경 21~30

 

 

 

 

 

 

 

 

 

 

 

 

 

 

 

 

 

 

 

백유경

 

 

 

 

21. 외아들을 죽인 여자



옛날 어떤 부인이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아들을 낳고 다시 아들을 낳고자 다른 부인에게 물었다.

"누가 나로 하여금 다시 아들을 두게 하겠는가."

어떤 노파가 말하였다.

"내가 능히 아들을 얻게 해 줄 터이니 하늘에 제사하라."

부인은 물었다.

"그 제사에는 어떤 물건을 써야 합니까."

노파는 말하였다.

"너의 아들을 죽여 그 피로 하늘에 제사하면 반드시 많은 아들을 얻을 것이다."

부인은 그 노파의 말에 따라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옆에 있던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고 꾸짖었다.

"어찌 그처럼 어리석고 무지한가. 아직 낳지 않은 아이니 얻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를 위해 현재의 아들을 죽이려 하는구나."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아직 나지 않은 즐거움을 위하여 스스로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고 갖가지로 몸을 해치면서 천상에 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22. 물에 젖은 나무로 숯을 만든 사람



옛날 어떤 장자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바다에 들어가 여러 해 동안 물에 잠겨 있던 나무를 건져내어 수레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다시 그것을 시장에 내다 팔려고 하였다.

그러나 값이 비쌌기 때문에 얼른 사는 사람이 없었다.

여러 날이 지났으나 팔지 못하여 마음은 괴롭고 몸도 피로하였다.

옆 사람이 숯을 파는데 당장 그 값을 받는 것을 보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차라리 이것을 태워 숯을 만들어 빨리 그 값을 받는 것이 낫겠다.'

그리하여 그것을 태워 숯을 만들어 시장에 나가 팔았다. 그러나 반 수레의 숯 값밖에 받지 못하였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그와 같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부처의 결과를 구하다가 그것을 얻기 어렵다고 하여 곧 물러나서, 차라리 마음을 내어 성문(聲聞)의 결과를 구하여, '빨리 생사를 끊고 아라한이 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23. 비단과 낡은 베옷



옛날 한 도적이 부잣집에 들어가 비단을 훔쳐 그것으로 낡은 베옷과 갖가지 재물을 샀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다.

믿는 마음이 있어 부처님의 법안에 들어가 선한 법과 온갖 공덕을 닦다가 이익을 탐하여 청정한 계율과 온갖 공덕을 부수어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다.





24. 참깨를 볶아서 심은 사람



옛날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깨를 날로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그래서 깨를 볶아 먹었더니 매우 맛이 있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차라리 볶아서 땅에 심어 키운 뒤에 맛난 것을 얻는 것이 좋겠다'고.

그리하여 볶아서 심었다. 그러나 복은 참깨에서 싹이 날 리가 없었다.



세상 사람도 그러하다.

보살로서 오랜 겁 동안 어려운 행을 닦다가, 그것이 즐겁지 않다 하여 '차라리 아라한이 되어 빨리 생사를 끊으면 그것이 차라리 쉽겠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부처의 결과를 구하려 하던 것이 끝내는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한다.

그것은 저 볶은 종자가 다시 날 이치가 없는 것처럼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또한 그와 같다.





25. 불과 물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불과 찬물이 필요하여 곧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 불 위에 두었다.

한참 뒤에 가보니 불은 전부 꺼졌고 찬물은 더워졌다. 그리하여 불과 찬물은 두 가지를 모두 잃어버렸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부처님 법안에 들어가 도를 구하다가 다시 그 처자와 권속들을 생각하고, 세상일과 다섯 가지 탐욕 때문에, 그 공덕과 계율을 잃어버린다.





26. 실룩거리는 왕의 눈



옛날 어떤 사람이 왕의 환심을 사려고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왕의 환심을 살 수 있겠는가?"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왕의 환심을 사려거든 왕의 형상을 본 받아라."

그는 왕궁에 가서 왕의 눈이 실룩거리는 것을 보고 그것을 본받아 똑같이 눈을 실룩거렸다.

왕이 물었다.

"너는 무슨 눈병에 걸렸는가. 혹은 바람을 맞았는가. 왜 눈을 실룩거리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저는 눈을 앓지도 않고 또 바람도 맞지 않았습니다만 왕의 환심을 사려고 그것을 본받은 것입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곧 크게 화를 내어 사람을 시켜 갖가지로 벌을 준 뒤에 나라에서 쫓아내 버렸다.



세상 사람들도 그러하여 법을 듣거나 혹은 글귀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문구가 있으면 곧 그것을 비방하거나 헐뜯는다.

그 때문에 부처님 법안에서도 선(善)한 것을 잃어버리고 세 갈래 나쁜 길[삼악도]에 떨어지는 것이니 저 왕의 실룩거리는 눈을 본받은 사람과 같은 것이다.





27. 말똥을 상처에 바른 사람



옛날 어떤 사람이 왕에게 매를 맞았다. 그는 매를 맞고는 그 상처를 빨리 고치려고 말똥을 발랐다.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나는 확실히 치료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는 곧 집으로 돌아가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내 등을 쳐라. 좋은 치료법을 얻었는데 지금 시험해 보리라."

아들은 아버지의 등을 쳤다.

그러자 그는 거기에 말똥을 바르고 의기양양하였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사람이 '부정관(不淨觀)을 닦으면 곧 오온(五蘊)의 몸의 부스럼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듣고 말하기를,

"나는 여식(女色)과 다섯 가지 탐욕을 관하리라"고 한다.

그러나 그 더러운 것은 보지 못하고 도리어 여색에 홀리어 생사에 흘러 다니다 지옥에 떨어진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실로 이와 같다.





28. 부인의 코를 자른 남편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 부인은 매우 아름다웠으나 코가 흉하였다.

그는 밖에 나가 남의 부인의 얼굴이 아름답고 그 코도 매우 예쁜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지금 저 코를 베어다 내 아내의 얼굴에 붙이면 좋지 않겠는가'고.

그리하여 그는 곧 남의 부인의 코를 베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급히 부인을 불렀다.

"당신 빨리 나오시오. 당신한테 좋은 코를 주리다."

부인이 나오자 그는 곧 부인의 코를 베어 내고 남의 코를 그 자리에 붙였다. 그러나 코는 붙지 않았다. 그는 부인의 코만 잃어버리고 큰 고통을 주게 되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다.

늙은 바라문이 세상 사람의 공경과 큰 이익을 받는 것을 보고서 "나도 저들과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 거짓으로 일컫는다.

그러나 그 거짓말은 죄가 되어 이익도 잃고 다시 그 행을 해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남의 코를 베어 스스로 해치는 것과 같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다.





29. 베옷을 불사른 어리석은 사람



옛날 어떤 가난한 사람이 남의 품을 팔아 굵은 베옷 한 벌을 사 입었다.

이웃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단정한 귀족의 아들인데, 왜 이런 낡고 굵은 베옷을 입었소? 당장 그대에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옷을 얻을 수 잇는 방법을 가르쳐 드릴 터이니 내 말을 따르시오. 나는 결코 그대를 속이지 않을 것이오."

그는 기뻐하면서 그의 말을 따르기로 하였다. 그 사람은 그 앞에서 불을 피워 놓고 말하였다.

"지금 그 추한 베옷을 벗어 이 불 속에 던지시오. 그것이 탄 곳에서 훌륭하고 아름다운 옷을 얻도록 하겠소."

그는 입었던 옷을 불 속에 던졌다. 그러나 그것이 탄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옷을 찾으려고 해도 얻을 수가 없었다.



세상 사람도 그와 같다.

과거 온갖 선한 법을 닦아 사람의 몸을 얻었는데, 그것을 보호하여 덕을 쌓고 업을 닦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도의 삿되고 나쁜 말과 헛된 욕심에 홀려 버린다.

곧 '너는 지금 내 말을 믿고 온갖 고행을 닦아라. 높은 바위에서 몸을 던지거나 불 속에 들어가라. 이 몸을 버린 뒤에는 범천에 나서 언제나 쾌락을 받을 것이다'라고.

그 말을 따라 목숨을 버리고 죽는다면 뒤에 지옥에 떨어져 갖은 고통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사람의 몸을 잃고 아무 얻음도 없는 것은 마치 저 가난한 사람과 같다.





30. 양치는 사람의 어리석음



옛날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양을 잘 키워 양이 무려 천만 마리나 되었다. 그러나 매우 탐욕스럽고 인색하여 다른 데에는 쓰지 않았다.

그 때 간사한 사람이 계교를 갖고 그 사람을 찾아가서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와 아주 친해 한 몸이나 다름이 없다. 나는 어떤 집에 예쁜 여자가 있는 것을 안다. 너를 위해 주선하리니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양치는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많은 양과 온갖 재물을 주었다.

그 사람은 다시 말하였다.

"네 아내가 오늘 아들을 낳았다."

양치는 사람은 아직 그 아내도 보지 못하였는데 벌써 아들을 낳았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또 그에게 재물을 주었다.

그 뒤에 그 사람은 또 그에게 말하였다.

"네 아들이 태어났다가 그만 죽었다."

양치는 사람은 그만 그 말을 듣고 슬피 흐느껴 울었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이미 많은 명예와 이익을 얻고도 그것을 숨기고 아끼며 남을 위해 교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번뇌스러운 몸에 홀려 허망하게 세상의 향락을 기대한다. 또 그것을 자기의 처자처럼 생각하다가 거기에 속아 선한 법을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하여 뒤에 자기 신명과 재물을 모두 잃고 슬피 울면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니 마치 저 양치는 사람과 같다.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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