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동산

법륜스님 : 24. 수행을 반대하는 아내

맑은 샘물 2011. 3. 1. 11:43

 

법륜스님 :  24. 수행을 반대하는 아내

 

 

[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수행을 반대하는 아내

 

 

 

 

반대할 때 일어나는 나의 마음 살피고
아내 먼저 헤아려 이해하는 것도 수행
기사등록일 [2008년 08월 26일 화요일]
 

아내가 수행을 굉장히 반대 합니다. 같이 수행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간섭 같아서 권유를 하지 않고 혼자 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아내도 좋은 마음을 내고 나도 수행할 수 있겠나?’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초심자는 상대편을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직 자신만 봐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조금 이기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기적이란 말은 관점을 자신한테만 잡으라는 뜻입니다. ‘아내가 막 성질을 낼 때 아내는 제 나름으로 자기 생각으로 성질을 낼 뿐인데 거기에 내가 왜 덩달아 성질이 날까?’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내 마음에 집중해서 봐야 합니다. 아내가 수행을 방해한다고 보시면 안 됩니다.

‘아내가 수행을 방해한다.’ 그러면 당신이 말하는 수행은 이미 수행이 아닙니다. 당신은 절하는 것이 수행이라 생각하든지 절에 가는 것을 수행이라고 생각하든지 명상을 수행이라고 생각하든지, 어떤 상을 가지고 수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가 수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아내가 절에 가는 것을 반대한다고 수행을 방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내가 절에 가는 것을 반대할 때 일어나는 자기 마음이 어떤지 살펴야 수행입니다. 아내가 반대하는 것을 들으면서 ‘반대할 수도 있지’라고 이해해보세요. ‘만약 아내가 교회에 간다면 나도 반대하는 마음이 들지 않겠나? 그처럼 아내도 자기 생각에서 볼 때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이해하는 마음을 내면 아내가 반대를 해도 “그래 내 한번 생각해 볼게”라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왜 내 수행을 방해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답답해지고 아내가 미워지게 됩니다. 그러면 이게 수행이 안 되는 겁니다.

지금 수행의 관점을 잘못 잡고 있습니다. 초점이 좀 안 맞았어요. 아내는 수행을 방해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자기 견해와 입장을 얘기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한 가지 방법은 아내의 마음을 헤아려서 내가 옆에 있어 주는 겁니다.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미안해요. 내가 지금 나를 좀 고쳐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러니 내가 나를 고치는 시간을 좀 주시오.” 이렇게 말하고 열심히 수행하면 됩니다.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아내 비위를 맞추는 것으로 수행을 삼는 것입니다. 비위를 맞추려면 나를 버려야 비위가 맞추어지지요. 아내 비위 맞추는 것을 수행의 과제로 삼으면 아내와 갈등 생길 일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아내가 뭐라고 하든 구애받지 않고 내 할 일을 하는 방법입니다.

‘네가 바가지를 긁든, 이혼을 하자든 내 갈 길을 가겠다’ 하는 겁니다. 완전히 집이 풍비박산이 나도 쭉 가보는 거예요. ‘욕하는 것은 그의 문제고 나는 구애받지 않는다’는 자세로 밀어붙여 보는 겁니다.

그러면 카르마가 조정됩니다. 카르마에는 자기 내부의 습관과 남과의 관계, 이 두 가지의 카르마가 있는데, 이 경우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긴 카르마가 조정됩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들 마음대로 타인을 조정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매주 수요일은 어떤 손해가 와도, 누가 두들겨 패도 법회에 간다고 내가 작정하면 세상이 나한테 맞춥니다. “수요일에는 법당 가지?” 하면서 주위에서 먼저 정리하고 맞추어 줍니다. 그처럼 스스로 방향을 정해 밀어붙이면 아내와의 관계도 바뀝니다.

그러니까 아내가 수행을 못하게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아내의 마음 헤아리는 것을 수행삼아서 아내를 기준으로 삼아 나를 버리는 수행을 하든지, 안 그러면 아내에게 구애받지 않는 수행을 해 나가면 됩니다. 이렇게 수행에 관한 관점부터 바르게 잡아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962호 [2008-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