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가지려 합니다. 새로운 인연을 맺기 전에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요.
아기를 가졌을 때에는 다음 몇 가지를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음식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아이가 생기고 4주가 되기 전, 즉 각 부분으로 세포분열이 일어나기 전에 신경을 과도하게 쓰게 되면 아이의 이목구비의 형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유전인자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데도 장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는데 아이가 태어났을 때 청각장애라든지 시각장애라든지 심장이 약하다든지 하는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경우는 엄마의 과민한 신경에 영향을 받아서 그럴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 부인은 아기를 뱃속에 갖고 있는 동안 나쁜 마음을 내지 않고 아주 좋은 마음만 냈습니다. 그것을 경전에서는 “호랑이와 토끼가 함께 뛰어놀고 뱀과 개구리가 같이 놀았다”라고 묘사합니다. 호랑이와 토끼, 뱀과 개구리는 각각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관계인데 그들이 함께 뛰놀았다는 것은 살생, 분노, 미움 등의 마음이 모두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셋째, 이 세상의 어려운 사람을 늘 돕겠다는 마음을 내세요. 아기를 가진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마음을 내면 아기에게 굉장한 복을 짓게 됩니다. 나무로 치면 거름을 엄청나게 주는 격이 됩니다. 그런 마음을 내라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자기 자신은 비록 부모로서 자질이 좀 부족해도 자식은 자기 닮기를 바랍니다. 자기를 닮지 않으면 자기 자식이라고 할 게 없지요. 아기는 부모의 가장 일상적인 모습을 그대로 본받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정진을 해 가면서 지속적으로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 엄마를 닮습니다. 우리 마음의 기본 바탕은 80% 이상이 다 엄마에게서 전해집니다. 세 살 이후부터는 학습에 들어가지만, 세 살 이전에는 배우는 게 아니라 그대로 사진 찍히듯이 각인작용이 일어납니다. 세 살 이전에는 그렇게 프로그램이 입력되는 것이고 세 살 이후의 학습은 정보의 입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 살 이전의 어릴 때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건 자기가 선택하는 게 아닙니다. 기억의 기초이기 때문에 기억할 수도 없어서 세 살 이전은 전생에 속합니다.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기간이에요. 세 살 이전은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자기가 어떻게 해 볼 수 없이 그냥 주어진 겁니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정신적 불안이나 여러 가지 성격도 다 부모에게서 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어릴 때 부모님들 사이에 갈등이 심하면 대부분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정신적인 분열 초기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게 심하면 자녀들은 자라서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갖게 됩니다.
아이기 커서 결혼한 후 부부간의 갈등이 좀 생겼을 때 상처가 없는 사람들은 잘 넘어가는데, 이런 상처가 있는 사람은 어릴 때의 그 부정적인 이미지하고 겹치면서 결혼 생활을 그만두려고 하는 충동이 강하게 일어납니다. 그러니 부모입장에서 이렇게 나쁜 업은 넘겨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자기를 고치기 어려울 때 부모가 바뀌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 문제를 상담할 때에는 주로 부모를 상담하여 수행하게 합니다. 그냥 무턱대고 하는 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 이런 마음의 형성이 어디로부터 왔고 어떻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 “남편한테 참회해라”, “부모한테 참회해라”, “시댁에 참회해라”라고 합니다.
부모들이 그렇게 수행하면 틀림없이 아이들에게 좋은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973호 [2008년 11월 10일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