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이별....

맑은 샘물 2011. 5. 12. 19:56

이별....

 

 

 

 

 

 

이 작고 초라한
암자의 주인이 떠나가셨다.

텅빈 그 자리가
너무나 아쉽고 슬프다.

주인잃은 강아지들과
매일처럼 달걀을 낳아주던
닭들의 긴 울음 소리만이
텅빈 공간에 메아리 치며

이젠 나의 슬픈 기억만이
가만히 자리한다.

 

 

 

 

초파일을 앞두고
식탁을 내고
암자를 찿아올 손님들을
설레이면 맞이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건만...

무슨 좋은 꿈을 꾸셨길래
잠결에 안녕이라는
한마디 인사도 없이
가 버리시는 것인지...

대숲에 우는
긴 바람소리만이
나를 반긴다.

 

 

 

 

 

어느 햇살이 좋은 날,
숲을 바라보며
먼 생각에 잠기신다.

정성것 차려주신
밥상을 들고 앉아
뒷모습을 잠간 담아 보았다.

저분과 나는
무슨 연으로 
과분한 정성과 사랑을 주시는 것인지...

짧디 짧은
이승에서의 연은
여기까지인 모양이다.

바람이 좋은 봄이면 
암자도 헐리게 되고

다른 곳을 찿아
떠나시려 하였건만

절보다 먼저
돌아 올 수 없는
먼 걸음을
재촉하고야 마셨구나...

 

 

 

 

 

부디,
육신은 버리고 떠날지라도
평화와 자비의 신을 만나
영원한 평안과 휴식을
구하시기를...

남아있는 듯 보이는  
이승의 모든 여한들은
불어오는 겨울바람에
실어 보내며,

당신과 함께한
선하고 행복한 시간을
영원히 잊지않고
기억하렵니다.

당신은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가장 아름다운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