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겨울바다
슬픔도 기쁨도,
서성이며 지켜보던
안타까운 시간의 그림자 조차
이제 침묵의 강물을 마신 채
영원한 어머니의 어머니
대지의 품으로 돌아 가버렸다
잠들지 못한 영혼은
강에서 바다로 흘러가고
통곡의 눈물은
벌거벗은 육신을 타고 내려
대지로 흘러내린다
나는
지금 슬픔을 못이겨
눈물을 흘리지만
어머니는
당신의 메마른 육신을
내려다 보시며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신다.
햇살을 거둔 시간
조문객들은 하나 둘
그들의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어머니 영정을
앞에 두고
촛불을 밝히리라.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하시고
온전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여 주신 나의 어머니
그 어머님이
이제 어머니의 어머님품에
안기셨다.
미풍은 꽃향기를 보내고
따사로운 햇살은
겨우내내 굳어진 대지를
풀어 주리라.
밝은 연붕홍 수의에
붉고 고운버선,
머리엔 황금빛 두건을 두르시고
그렇게 어머니는
어머니의 어머님 품으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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