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마음이 모여
이승은 나그네에게 보따리 하나 더 보태는 곳,
이승은 나그네에게 모든 보따리 두고 가게 하는 곳,
사바는 잠시 쉬어 가는 곳
마음 쉬어 가는 곳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 - 서정주 (낭송 김윤아)
게시일: 2014. 5. 18.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 서정주 시 김윤아 낭송
그리움으로 여기 섰노라
호수와 같은 그리움으로
이 싸늘한 돌과 돌 사이
얼크러지는 칡넝쿨 밑에
푸른 숨결은 내 것이로다
세월이 아주 나를 못 쓰는 티끌로서
허공에, 허공에, 돌리기까지는
부풀어오르는 가슴속에 파도와
이 사랑은 내 것이로다
오고 가는 바람 속에 지새는 나달이여
땅속에 파묻힌 찬란한 서라벌
땅속에 파묻힌 꽃 같은 남녀들이여
오ㅡ생겨났으면, 생겨났으면
나보다도 더 나를 사랑하는 이
천년을, 천년을, 사랑하는 이
새로 햇볕에 생겨났으면
새로 햇볕에 생겨나와서
어둠 속에 날 가게 했으면
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
이 한 마디 말 님께 아뢰고, 나도
이제는 바다에 돌아갔으면!
허나 나는 여기 섰노라
앉아 계시는 석가(釋迦)의 곁에
허리에 쬐그만 향낭(香囊)을 차고
이 싸늘한 바윗속에서
날이 날마다 들이쉬고 내쉬이는
푸른 숨결은
아, 아직은 내 것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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