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의 방법(4) - 손의 자세
중국·인도, 전통 따라 형태 달라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자세 ‘정답’
좌선시 손은 어떤 자세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오늘날에는 이른바 법계정인(法界定印)라는 형태가 일반화되어 있지만 전적이나 불상의 수인(手印) 모습들은 다름이 있었음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도 몇몇 다른 형태들이 있지만 크게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놓는 것과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는 두 가지 방법으로 구분되며, 이 역시 인도와 중국의 차이점으로 설명되고 있다. 즉 오른손을 위에 올려놓는 것은 인도의 법이고, 왼손을 위에 놓는 것은 중국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인도의 방법을 경론에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는 곳은 없으나 인도나 태국, 스리랑카 등 남방지역 불상, 그리고 기원 전후의 불상이나 간다라 출토 및 후대 보로부두르 불상의 선정인(禪定印)들이 모두 오른손을 왼손 위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인도의
인도의 법과 달리 중국의 전적들은 거의 대부분 ‘왼손 위’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후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천태(〈소지관〉)는 ‘왼쪽 손바닥을 오른손 위에 놓고 양손을 겹쳐 마주 대하여 편안히 한 다음, 왼쪽 다리 위에 올려놓고 몸 가까이 바짝 끌어당기어 아랫배에 닿게 해 안정토록 하라’고 하고 있으며, 〈좌선의〉에서도 ‘오른손을 왼발 위에 올려놓고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며, 양손의 엄지손가락 끝을 서로 맞대어 지탱하라’고 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좌선시의 손 자세는 ‘오른손 위에 왼손을 놓고 엄지손가락 끝을 맞댄 후 아랫배 쪽으로 끌어당겨 왼쪽 다리 위에 올려놓는’ 형태이다. 왼손 위는 〈선비요법경〉 권상에서도 살펴볼 수 있지만 이들 전적 이외 혜림의 〈일체경음의〉(길상좌법에서의 ‘오른손 위’ 법도 언급하고 있다)나 종밀의 〈수증의〉, 도원의 〈보권좌선의〉 등에서도 모두 같은 형태를 설하고 있다.
인도에서의 ‘오른손 위’는 오른손은 청정하고 왼손은 부정하다는 전통적 관점에서 청정함으로 부정을 누른다는 의미에서라 하며, 중국에서의 ‘왼손 위’는 가부좌법과 마찬가지로 오른쪽은 움직이는 양, 왼쪽은 고요한 음으로 산란하고 요동하는 양을 고요한 음으로 눌러 가라앉힌다는 음양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으나(〈청관음경〉 주석) 불교의 시각이나 선의 관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수인은 특히 밀교에 의해 정착된 것으로 오른손은 불타계를, 왼손은 중생계를 의미하며, 이 둘을 포갬은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닌 것을, 또한 태아가 모태에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선의 관점은 아니며 선에서는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수행에 효과적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동국대 선학과 교수
종호 스님의 참선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