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32. 滅道 - 멸도
32. 滅道 - 멸도 |
대사께서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드디어 문인들에게 알리셨다.
"너희들은 잘 있거라. 이제 너희들과 작별하리라.
내가 떠난 뒤에 세상의 인정으로 슬피 울거나, 사람들의 조문과 돈과 비단을 받지 말며, 상복을 입지 말라. 성인의 법이 아니며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내가 살아 있던 날과 한가지로 일시에 단정히 앉아서 움직임도 없고 고요함도 없으며, 남도 없고 없어짐도 없으며, 감도 없고 옴도 없으며,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으며, 머무름도 없고 감도 없어서 탄연히 적정하면 이것이 큰 도이니라.
내가 떠난 뒤에 오직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내가 있던 날과 한가지일 것이나, 내가 만약 세상에 있더라도 너희가 가르치는 법을 어기면 내가 있은들 이익이 없느니라."
대사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밤 삼경에 이르러 문득 돌아가시니,
대사의 춘추는 일흔 여섯이었다.
대사께서 돌아가신 날 절 안에 기이한 향기가 가득하였고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아니하였다. 산이 무너지고 땅이 흔들렸으며, 숲의 나무가 희게 변색되었고, 해와 달에 빛이 없었고, 바람과 구름은 빛을 잃었다. 8월 3일에 돌아가시고 11월에 이르러 화상의 영구를 모시어 조계산에 장사지냈다. 대사의 용감 안에서 흰 빛이 나타나 바로 하늘 위로 솟구쳤다가 이틀 만에 비로소 흩어졌다. 소주 자사 워거가 비를 세우고 지금까지 공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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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묵스님 解意
아주무익(吾住無益)
자경문(自警文)의 저자 야운(野雲) 스님은 육조단경의 글을 참고하거나 혹은 어떤 대목은 직접 인용하여 자경문을 쓴 것으로 보이는데, 그 내용을 살펴본다.
〈사람은 예와 이제가 있으나 법에는 먼 것과 가까움이 없으며(人有古今 法無遐邇), 사람은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이 있으나 도는 성함과 쇠함이 없나니, 비록 부처님이 계신 때에 있으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며, 비록 말세를 만났더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기만 하면 무슨 해로움이 있으리요.
그러므로 세존이 이르시기를, '나는 좋은 의사와 같아서 병을 알아 약을 지어 주지만, 먹고 안 먹는 것은 의사의 허물이 아니며, 또한 훌륭한 길잡이와 같아서 사람을 좋은 길로 인도하지만, 듣고 가지 않는 것은 길잡이의 허물이 아니니라.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함은 법이 모두 구족하였으니, 만약 내가 오래 머물더라도 다시 이익될 게 없느니라. 이제부터 이후로 나의 모든 제자들이 차례차례로 이어 행하면, 여래의 법신이 상주해 멸하지 아니한다.' 하시니라.〉
사내이향 분온
절 안에는 기이한 향기가 감돌았다는 표현은 수식구 상투어일 수 있다. 이어서, 산이 무너지고 땅이 흔들리며, 숲의 나무가 희게 변하고, 해와 달이 빛을 잃고 바람과 구름이 빛을 잃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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