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어록14. 중생론(衆生論)
마음이 없이는 부처도 없다는 말의 뜻은 부처가 마음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누구든지 부처를 보기 원한다면 부처를 보기 전에 먼저 그 마음을 보라. 한번 그대가 부처를 보았다면 그대의 마음에 대해서 잊어버린다.
만약 그대가 마음에 대해서 잊어버리지 않으면 그 마음은 그대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중생심과 불성은 물과 얼음의 관계이다. 세 가지 독에 중독되면 그것은 중생심이 되고 세 가지 독에서 벗어나서 순수해질 때 그것은 불성이 된다.
겨울이 되면 물은 얼음이 되고 여름이 되면 얼음은 물이 된다. 얼음을 없애고 나면 더 이상 거기에 물이 남아 있지 않다. 중생심을 제거하면 거기에 불성은 없다. 얼음의 본성이 바로 물의 본성이다.
중생은 부처를 해탈시키고 부처는 중생을 해탈시킨다. 그것은 서로 나누어질 수 없는 것이다. 고통이 깨어 있음을 만들어내기에 중생은 부처를 낳는다. 그리고 깨어 있음은 고통을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에 부처는 중생을 해탈시킨다. 고통이 없다면 깨어 있음을 만들어낼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깨어 있음이 없다면 고통을 부정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대가 미혹되었을 때 부처는 중생을 해탈시킨다. 그대가 깨어 있을 때 중생은 부처를 해탈시킨다. 부처는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없다. 그들은 중생에 의해서 해탈된다. 그래서 모든 부처들은 미혹을 아버지로 삼고 탐욕을 어머니로 삼는다. 미혹과 탐욕은 중생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대가 미혹되었을 때 그대는 이쪽 언덕에 있다. 그대가 깨어 있을 때 그대는 저쪽 언덕에 있다. 그러나 한번 그대가 자신의 마음이 텅 빈 것을 알고 그대가 어떤 형체도 없음을 볼 때 그대는 미혹과 깨어 있음을 초월할 때 저쪽 언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여래에게는 이쪽 언덕도 없고 저쪽 언덕도 없다. 그는 강물의 중간에도 없다. 아라한은 이 강물의 흐름 중간에 있다. 중생은 이쪽 언덕에 있다. 그리고 저쪽 언덕에는 불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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