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가지마다 이미 와있었네(春在枝頭已十方)
봄은 가지마다 이미 와있었네(春在枝頭已十方)
春在枝頭已十方
盡日尋春不見春 芒鞋踏破籠頭雲
歸來隅過梅花下 春在枝頭已十方
(了然 比丘尼 悟道頌)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은 찾지 못하고
이산 저산 헤맨다고 짚신만 다 떨어졌네,
지쳐 돌아와 뜰 모퉁이 매화나무를 보니
봄은 가지마다 이미 와있네.
해설
이 게송은 了然(요연) 比丘尼(비구니)의 悟道頌(오도송)입니다.
요연 비구니에 대한 문헌은 자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 人名辭典를 보니, 宋時了然이란 이름이 나옵니다. 그 요연이 이 게송 요연이 아닌가 합니다. 號는 志涌이라고 하고 台州 白蓮寺로 出家했고 二十年間 天台敎學을 講演했다고 하니, 이 게송 내용으로 보아서 틀림없는 了然이라고 봅니다.
預知終期라고 辭典에 써있습니다.
죽은 날을 미리 알았다는 말입니다. 臨終偈도 있다고 하니 틀림없는 깨친 비구니입니다.
게송 一句와 二句를 보면 了然 比丘尼의 修行像을 표현 것 같습니다.
봄을 찾아 이산 저산 헤맸으나 짚신만 다 떨어지고 봄은 찾지도 못하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수행 저 수행 다 해 보았다는 말입니다.
三句는 집에 돌아와 뜰 모퉁이 매화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매화는 自性에 비유한 것이고, 매화꽃은 見性成佛에 비유한 말입니다.
禪詩는 깨달은 자의 소리입니다.
三昧의 채로 걸러진 참말입니다.
뼈를 깎는 修行의 結晶體가 悟道頌입니다.
禪詩는 各其 表現은 달라도 그 맛은 한결같습니다. 그래서禪師들의 禪詩는 오늘도 우리의 가슴을 울립니다. 이 悟道頌도 많이 愛誦하는 偈頌 中의 하나입니다.
보조스님은 마음을 밖에서 찾지 말라 했습니다. 이 게송과 같은 뜻입니다.
봄을 찾는 걸 마음 찾는 공부에 비유한 요연 비구니의 오도송이 참 멋스럽지 않습니까?
화옹 이계묵 거사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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