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시쌍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고자 여러 제자들을 데리고 쿠시니가라성 밖의
무성한 사라수 숲으로 천천히 발길을 옮기셨습니다.
그리고는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몹시 피곤하구나. 저기 사라나무 아래에다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 깔아다오.
나는 오늘 여기서 열반에 들어야겠다.”
이 말을 들은 아난은 무척 슬퍼하며 자리를 깔아 드렸습니다.
“아난아, 슬퍼 말아라.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헤어지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거늘 그동안 나를 위해 수고 많았구나.
내가 간 뒤에도 열심히 정진하여 반드시 깨달음을 이루도록 하여라.”
이제 모든 사바세계의 인연을 끊고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시려 할 때
부처님의 곁에는 많은 대중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가섭존자만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는 오늘 따라 멀리 포교를 나간 까닭이지요.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기 전 마지막 설법이자 당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들은 잘 들어라.
모든 인연 지어진 것은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는 법, 이 몸 역시 인연이 다하였으므로
그 인연을 벗으려 한다. 내가 가고 없다하여 슬퍼 하지마라.
진리는 결코 육신이 아니거늘, 너희들 모두는 자기 자신을 의지하고 진리를 등불로 삼아라.
이 밖의 다른 것은 의지하여서는 아니 되느니라.
너희 들은 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서로 화합하고 공경하고 다투지 마라.
함께 배우며, 수행하고 깨달음의 기쁨을 함께 누려라. 죽음이란 육신의 죽음일 뿐이다.
여래는 육신이 아니다. 진리자체인 깨달음인 것이다.
여래는 진리와 더불어 항상 영원하다.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이제 때가 되었다.”
부처님은 조용히 열반에 드셨습니다. 하늘에서는 꽃비가 쏟아지고 땅이 흔들렸습니다.
모든 이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슬픔에 가득 찬 제자들이 부처님의 다비(茶毘)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부처님을 관속에 안치했습니다. 그리고 불을 지펴 관을 옮기려 할 때였습니다.
가섭존자가 그제야 달려왔습니다.
부처님의 열반을 지켜보지 못한 가섭은 부처님의 관을 붙들고 복받치는 설움에 통곡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마지막 모습을 뵐 수 없었던가. 아! 부처님, 부처님’
가섭은 안타까이 관을 붙들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부처님이 못내 아쉬워 오열하는 가섭존자를 위해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가섭존자는 부처님의 두 발을 가슴에 안고서 감사의 마지막 인사를 올렸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제자 사랑이었습니다.
***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세 번에 걸쳐 마하가섭존자에게 그 마음을 보이신
삼처전심(三處傳心) 중에 한 이야기입니다.
다음은 삼처전심을 간략하게 설명한 글을 복사하여 덧붙입니다.^^
① 다자탑전분반좌
다자탑은 중인도 비사리성(毘舍離城) 북서쪽에 있다. 이 탑은 어떤 장자(長者)가 산에 들어가서 도를 닦아 깨달은 뒤에, 그의 아들딸 60명이 아버지가 공부하던 곳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라고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그곳에서 설법하고 있을 때 가섭이 누더기를 입고 뒤늦게 오자 여러 제자들이 그를 얕보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 절반을 가섭에게 양보하여 거기 함께 앉도록 하였다. 이것이 첫 번째로 마음을 전한 것이다.
② 영산회상거염화(앞서 카페에 소개했던 ‘염화미소’편 참고하세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취산(靈鷲山)에서 설법을 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그 꽃송이 하나를 들어 보이자, 제자들이 모두 무슨 뜻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데 가섭만은 빙그레 웃었다. 이에 스승은 "바른 법, 열반의 묘한 마음을 가섭에게 전한다."고 선포하였다.
③ 사라쌍수곽시쌍부
바로 위에 그림과 함께 소개해 드린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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