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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25시 : "대박" 쫓다 "쪽박" 차는 기획부동산

맑은 샘물 2010. 3. 22. 20:15

사건 25시 : "대박" 쫓다 "쪽박" 차는 기획부동산

 

 

 "대박" 쫓다 "쪽박" 차는 기획부동산


    7천여명이 3천억원 투자 ... 모두 날려

 

 


 3000억원대의 부동산 사기 사건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부동산 투기사범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학석 부장검사)는
지난 9일 E부동산컨설팅 그룹 대표 최모씨(54) 등 7명을 구속하고 잠적한
이 회사 회장 양 모(63)씨 등 7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주택이나 상가, 관광지를 조성하면, 3년 안에 원금의 3~5배 이상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개발이 안되면 원금에 10%씩 이자를 쳐서 돌려주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속아서 돈을 투자한 사람은 7000여명에 달한다.
 테레마케터를 고용해 투자를 유도하는 전화를 돌리거나 유명 백화점을
빌려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인 셈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끌어 모은 돈은 실제 투자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대표이사 등 직원들이 흥청망청 써 댄 것으로 들어 났다.
투자금 3000억원 가운데 1/3은 대표이사가 '가지급금'이나 '대여금'이라는
이름으로 빼내갔다.
 그 다음 1/3은 직원들의 투자유치 수당으로 나갔으며 나머지 1/3은
사업비나 부지구입비, 용역비 등 업무비용으로 쓰거나 투자가 늦어지는
것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에게 지연 배상금으로 줬다.
결국 현재 이 회사의 잔고는 바닥난 상태이다.

 그렇지만 실제 개발이 진행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개발을 하겠다고 떠벌렸던 곳은 제주도 애월지구와 횡성 등
전국 10여곳에 달한다.
부지만 해도 1000평방미터가 넘는다.
하지만 검찰은 이 곳들이 실제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제주 애월지구는 인허가조차 받지 않았고 횡성 같은 곳은
상수원 보호지역이어서 애당초 개발이 불가능했다.
 투자자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푼돈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3000명에 달하는 투자자들 모두 대박을 꿈을 쫓았지만 돌아온 것은
"쪽박"에 불과했던 셈이다.
 문제는 이런 유형의 사기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해에도 몇 번씩 이런 기획부동산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돈을 날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지만 또 다시 기획부동산 업체는
등장하고 피해자는 생겨난다.
 부동산 개발을 하면 초대형 대박이 터진다는 잘못된 환상이 원인일
수도 있고 '돈을 땅에 묻으면 손해보지 않는다' 는 '부동산 불패'
신화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속칭 '버블세븐' 등 부동산 폭등 지역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나도 한번 ... ' 이라는 심리를 자극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기획부동산들의 '뻔한 거짓말'에 속아넘어가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부동산이 근본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는 지적이다.


장용진 기자 ohngbear @ bbsi.co.kr

 


2009, 12, 11 금요일 판판뉴스 Society     BBS 시사주간지

 

 

 

 

 

 

못보낸 쪽지 2010, 0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