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도 이야기 6, 한라산 등산 백록담
누군가가 자기를 노래해 준 것 같았다.
산중에는 오가는 사람조차 없이
흐르는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만이
길손의 귀를 사뭇 싱그럽게 해 주고 이었다.
오늘 가다 싫으면 내일 가고,
동으로 가다 싫으면 서로 가면 그만인
無軌道(무궤도)의 旅路(여로),
물가에 털썩 앉아서 목청을 돋우어
엣 시조 한 수를 읊조려 본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그 누가 읊은 시조였던가.
自由自在(자유자재)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깊이 산 속으로 들어가면서
다시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요,
藝文館 大提學(예문관 대제학)을 지냈던
선비 仙庵 劉敞(선암 유창 )의
<幽興(유흥)>이라는 제목의 시가 떠오른다.
步逐閒雲入翠林(보축한운입취림) 한가한 구름 따라 숲속에 들어서니
松風閒水洗塵襟(송픙한수세진금) 솔바람 냇물소리 옷깃을 씻어주네
悠悠淨洗無知己(유유정세무지기) 뜬 세상에 이 흥취를 아는 사람 그 누구랴
只有山禽解我心(지유산금해아심) 다만 저 산새만이 내 마음을 알아주리.
배경음악 : 이자연 - 아름다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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