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해탈꽃

9. 아판나카의 지혜

맑은 샘물 2011. 3. 22. 00:55

9. 아판나카의 지혜




사 진 10    연 꽃

 

 

아판나카의 지혜

 

 

 

옛날 인도의 바라나시라는 도시에는 나라를 오가며 무역을 하는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아판나카라는 이름의 건장한 아들이 있었는데 매우 용기있고 지혜로와 이웃의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어느 날 상인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제 나는 오랜 여행을 하기에는 너무 늙고 지쳐 있다.

    그러니 네가 내 대신 5백 대의 수레에 물건을 싣고 이웃 나라를 다녀

    오도록 하여라. "

이 때 같은 바라나시에는 또 다른 돈 많은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도 아들이 있었는데 어리석고 질투심이 많아 주위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습니다.  마침 비슷한 또래의 아판나카가 대규모의 대상을 이끌고 이웃 나라로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이 청년은 곧 아버지를 찾았습니다.

  " 제에게도 5백 대의 수레와 값비싼 물건들을 주십시오. 아판나카보다 더 먼저 가서 비싸게 팔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아판나카의 애기를 듣고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던 터라 아들의 요구를 쉽게 허락했습니다.

  아판나카에게 어리석은 이웃 청년의 돌연한 경쟁심은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판나카는 청년을 찾아가 타일렀습니다.

  " 여보게, 우리가 가는 곳은 몇 달을 가도 물 한 방울 얻을 수 없는 사막을 지나가야 하네. 자칫하면 사막에는 *야차들이 출몰해서 잡아먹힐 수도 있다네."

  청년은 비웃으며 대답했습니다.

  " 하하하, 내가 그렇게 겁이 많고 어리석게 보이나, 어서 돌아가 자네

    일이나 걱정하게. "

  청년은 아판나카가 돌아가자 부랴부랴 서둘러 길을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아판나카보다 빨리 떠나야 소에게 싱싱한 풀을 먹일 수 있고, 물건도 비싼 값으로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판나카는 오히려 그가 먼저 떠나는 것이 잘 된 일이라고 위안했습니다.

  ' 먼저 가는 사람들은 울퉁불퉁한 길을 평평하게 다져 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소들은 다 자란 질긴 풀을 먹지만 뒤 쫓아가는 나의 소들은

    새로 난 여린 싹을 먹을 수 있다.

    또 물건값을 정한다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과 같은데, 어찌 많은

    이문을 남길 수 있겠는가 ' 라고 마음 편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리석은 청년은 다음 날 새벽 5백 대의 수레에 물건을 가득 싣고, 몇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물과 식량도 준비해 떠났습니다.

 

 

 


사진 10-1

 

 

 

  한편 사막에 사는 야차는 바람에 사람의 냄새가 묻어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이들을 잡아먹을 궁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 흠 저들은 이 곳이 사막인 줄 아니까 충분한 물을 가지고 올 것이다.

    그러니 저들의 물을 버리게 해서 지치게 만드는 계략을 짜야겠다.

    히히힛. "

야차는 이 청년이 이끄는 행렬이 사막에 들어선 지 열흘쯤 지나서 나타나기로 했습니다.

  먼저 야차는 자신을 왕처럼 치장하고 부하 귀신들은 종으로 변신시킨 뒤

화려한 수레에는 풍성한 과일을 잔 뜩 실었습니다.

  그리고 청년 앞에 나타날 때는 자신과 종들의 옷을 물에 흠뻑 젖게 하고

수레바퀴는 진흙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사람을 만난 청년은 왕으로 변신한 야차를 반가이 맞으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 아니 어디서 오는 누구신데 옷은 이렇게 흠뻑 젖었고 바퀴는 진흙이 묻어

    있습니까 ? "

야차의 부하가 대답했습니다.

  " 우리는 당신이 가는 곳의 왕의 행렬인데 저 언덕너머에서 소나기를

    맞았습니다. 그 곳에는 항상 풍성한 물이 있어 이렇게 많은 과일도 딸 수

    있었습니다. "

청년은 야차와 헤어지고 나서 매우 기뻐했습니다

  " 이것만 벗어나면 우리는 곧 많은 물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무거운 물을 가져가는 것은 걸음만 더욱 느리게 할

    뿐이다. "

라고 생각하며 그가 가지고 온 물을 모두 버렸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며칠을 더 가도 비는 커녕 한 모금의 물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목이 타서 기진맥진해졌고 결국은 지쳐서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이 때쯤 해서 나타난 야차는 어리석은 청년을 비웃으며 값비싼 물건을 모두

빼앗고 그의 일행과 소를 잡아먹어버렸습니다.

 

 

 


     사진 10-2

 

 

 

  한 달 뒤 아판나카는 청년과 마찬가지로 5백 대의 수레에 물건과 물 그리고 식량을 싣고 길을 떠났습니다.

  사막을 들어서자 먼젓번과 같은 모습으로 야차가 나타났습니다.

  " 당신은 꽤 어리석군요 조금만 더 가면 물이 풍부한 연못과 개울이 있고,

    매일 비가 오는 곳을 지나면 되는데 왜 무거운 물독을 깨뜨려 버리지 않는

    것입니까 ? "

  아판나카는 이들의 눈에 핏발이 서 있고, 그림자가 없어 금새 야차라는 사실을 눈치챘지만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 우리는 새로운 물을 찾기 전까지는 결코 이 물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들은 우리 상인을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 주십시오. "

  야차는 아판나카가 자기의 꾀에 넘어가지 않자 불쾌한 표정으로 사라졌습니다. 아판나카는 짐꾼들을 모아 다시 한 번 물어 보았습니다.

  " 당신들은 이 사막에 연못이나 개울이 있다는 애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 "

  "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

  " 당신들은 우리 앞쪽에서 검은 구름을 보거나 비가 섞인 찬바람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 "

  " 느끼지 못했습니다. "

  " 그렇다면 번갯불을 보거나 천둥이 치는 소리를 들은 사람이 있습니까 ? "

  " 아닙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보거나 듣지 못했습니다. "

아판나카는 엄명을 내렸습니다.

  " 우리가 이 사막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한 방울의 물도 아껴야 하고, 밤에는

    철저하게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것이며, 작은 나뭇잎이나 열매도 조심해

    입 가까이 대지 말아야 합니다. "

  얼마 뒤 아판나카 일행은 사막 한가운데 널려져 있는 부서진 수레와 소와

사람의 뼈를 발견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더욱 경계를 늦추지 않고 부지런히 달려 목적지인 이웃

나라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아판나칸느 그가 가져온 물건들을 팔아 많은 돈을 벌고 그 곳

나라의 값싼 물건들을 사가지고 돌아와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렸습니다. *

 

 

♣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설법하신  *『 본생경 』에 담겨 있는 것으로서

      부처님의 말씀을  믿지 않고 남의 말에 쉽게 넘어가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해서 남기신 말씀입니다.

      언제나 질투심을 가지고 눈 앞의 이익을 쫓다 보면 남의 얕은 꾀에도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 찾아보기 □

 

     * 본생경 : 부처님이 전생에 하신 행동.

                   가르침에 관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경전.

     * 야 차 : 북쪽 방향을 수호하는 신으로 사람도 잡아먹는(착한 사람은 잡아먹지 않음)

                  무서운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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