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해탈꽃

7. 은혜를 모르는 왕자

맑은 샘물 2011. 3. 22. 00:54

7. 은혜를 모르는 왕자





 


 

 

은혜를 모르는 왕자

 

 

  " 우리 학교 올 가을 학예회에서 우리 반은 연극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니 반장은 특별 활동 시간에 연극에 출연할 학생을 선발해서 선생님에게 알려주기를 바란다. 연극에 나오는 인물을 가르쳐 줄테니 반장은 선생님을 따라오도록. "

  선생님이 나가시자 교실 안은 벌집 쑤신 듯 시끄러워졌습니다. 얼마 뒤 반장이 돌아왔습니다.

  " 우리는 " 복수로 갚은 은혜 라는 연극을 올리게 되는데 모두 15명의 배우가 필요하대, 우선 연극에 자신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도록 하자. "

  이렇게 해서 5학년 7반 학생들의 배우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곧 문제가 생겼습니다. 민수가 또 말썽이었습니다.

  " 주인공은 공부를 잘하는 순서대로 하면 어떻겠니, 그리고 너희들 중엔 나만큼 연극을 많이 본 사람이 있니,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을 따라 어린이 연극이라면 모두 보아 왔기 때문에 나만큼 주인공 역할을 잘해 낼 사람은 없을 거야. "

  민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학생들이 코웃음을 쳤습니다.

 

 



사진 1 

 

 

  심지어는

  " 난 민수가 주인공을 맡으면 연극 안 할래. "

하고 누군가 말하자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반 학생들은 아무도 민수와 어울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민수는 공부도 제일 잘하고 비싼 옷에 비싼 학용품을 쓰고, 민수 엄마는 육성회장을 맡아 뻔질나게 학교를 드나들어도 그것을 부러워하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때 선생님이 들어왔습니다.

  "  그래, 배우를 뽑아 각자의 역할을 맡았니 ? "

반장이 시큰둥하게 대답했습니다.

  " 민수가 꼭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모두들 반대를 해서 ...... , '

  " 그것참 재미있구나, 민수라고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을 텐데 왜들

싫어하지. "

  선생님의 말씀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 자 지금부터 들려 줄 이야기는 우리가 올릴 연극의 줄거리란다. 우선 선생님의 애기를 들어 보고 각자의 역할을 정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사진 2

 

 

 

옛날 인도에 부라후마닷타라는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을 때의 이야기다.

그에게는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너무 늦게 얻은 자식인지라 귀엽게만 키워 버릇이 없고 성질이 포악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그 왕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꾸짖고 때리고 하여 모두들 그를 두려워하고 피했더란다.

  어느 날 그는 목욕을 하려고 많은 부하를 데리고 강가로 나갔는데 그때 검은 구름이 일어나 사방이 깜깜해졌다. 그래도 왕자는 부하들에게 명령했지.

  " 나를 저 강 한복판에 데리고 가서 목욕을 시키고 데려다 주게. "

  부하들이 왕자를 배에 태워 강으로 들어갔을 때 마침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부하들은 이렇게 생각했지.

  " 이것은 하늘이 우리에게 이 버릇없는 녀석을 없앨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

라고 말이다.

  부하들은 왕자를 번쩍 들어 강에 던져 버리고는 유유히 성 안으로 돌아왔지.  그리고는 왕에게 가서 슬피 울면서

  " 배가 홍수를 만나 갑작스럽게 뒤집혔습니다. "

라고 거짓말을 했다.

  물론 왕은 크게 절망하여 군사를 풀어 강을 샅샅이 찾게 했지만 허사였다.

그러나 왕자는 다행이도 통나무를 붙잡아 떠내려가고 있었단다.

  그런데 이 통나무에는 급류에 휩쓸려 가던 한 마리의 쥐와 뱀이 함께 타고

있었지 않았겠니.

  이 쥐와 뱀은 전생에 많은 재산을 모아 그 돈을 강가에 묻어 두고 죽은 부자들이었는데, 그 돈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고 동물로 태어나 강가를 맴돌다가

홍수를 만난 것이었단다.

  어쨌든 왕자와 뱀과 쥐는 함께 살려 달라고 외쳐댔지,

  이 때 마침 부처님의 제자가 강가를 지나가다가 이 소리를 들었단다.

그래서 목숨을 걸고 강물에 뛰어들어 통나무에 매달려 있던 이들을 구해

움막으로 데리고 왔지.

  제자는 먼저 목숨이 위태로운 쥐와 뱀에게 먹을 것을 주고 그 다음에 왕자에게 미음을 주고 극진히 간호를 했다.

  그러나 왕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 저 중은 왕자인 나를 몰라 보고 하찮은 동물을 먼저 살리려고 하는구나.

어디두고 보자. 복수를 하고 말리라. "

  쥐와 뱀은 회복이 되자 제자에게 크게 감사하며 생명의 은인에게 보답할

길이 없느냐고 물었다.

  제자가 대답했다.

  " 글쎄 여러분이 나를 도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소만 사실 나는 부처님을 모실 법당을 지으려고 *서원을 세우던 참이었소. "

  쥐와 뱀은 기쁜 마음으로

  " 그거라면 문제없습니다. 우리가 전생에 모아 놓은 재물을 기꺼이 스님에게 드리겠습니다. "

라고 말했다.

  왕자도 덩달아

  " 저는 아버님께 말씀드려 법당을 지을 땅과 일하는 사람들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라고 맞장구 쳤지. 그렇지만 그의 속셈은 하루빨리 집에 돌아가 부처님의 제자를 혼내줄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채 제자는 뱀과 쥐와 함께 왕자가 인도하는 대로 왕자의

나라로 들어갔단다.

  왕자는 왕궁에 도착하자 왕에게 달려가 울면서 이렇게 고해바쳤다.

  " 아버님, 제가 강으로 목욕하러 갔을 때 저 중과 부하들이 아버님의 나라를

빼앗으려고 나를 죽이려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분노에 가득 차 왕자를 강에 밀어 넣은 부하들과 스님을

꽁꽁 묶게 하고 처형장으로 끌어 내도록 명령했다.

  그제서야 제자는 왕자에게 속은 것을 알고 몹시 마음을 상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 뱀이나 쥐 같은 미물도 생명의 은인을 아는데 어찌 인간으로 태어나 은혜

    를 복수로 갚는가. "

 

  이 게송을 들은 사람들은 포악한 왕자의 음모로 스님이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 소문은 온 나라에 퍼져 갔다. 그러자 백성들은

이렇게 외쳤다.

  " 은인을 속이고 복수심만 이글거리는 왕자를 우리는 더 이상 따를 수 없다.

    스님을 구하자. 이 나라를 구하자. "

  분노에 찬 백성들이 몰려 오자 왕과 왕자는 크게 당황해서 이웃 나라로 줄행랑을 놓았다고 한다.

 

선생님의 말씀이 여기까지 이어지자 민수는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왕자의 모습은 남에게 베풀 줄을 줄을 모르고 잘 난체를 하며 친구들에게

버릇없이 굴었던 자신과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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