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동산

“마음은 온갖 종류의 씨앗이 뿌려지는 밭이다” - 틱낫한스님

맑은 샘물 2012. 5. 11. 01:16

“마음은 온갖 종류의 씨앗이 뿌려지는 밭이다” : 꽃과 쓰레기 - 틱낫한스님

 

 

 

 

틱낫한 지음 / 한창호 주영아 옮김 / 이솔 펴냄 / 1만5천원

 

 

시인이고 학자이고 세계적인 정신지도자인 틱낫한 스님〈사진〉의 아름다운 깨달음이다. 책은 우리 의식의 본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저자는 책을 통해 마음을 분석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5세기의 승려이자 학자인 세친의 〈유식삼십송〉, 〈유식이십송〉에 바탕을 둔 것으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불교 심리학의 안내서이다.

마음은 밭이다. 마음은 온갖 종류의 씨앗이 뿌려지는 밭이다. 이 마음 밭을 모든 씨앗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책에 수록된 50여 편의 시들은 수행의 길에 대한 일종의 로드맵이다. 50편의 시는 빠알리 성전 〈논장〉의 가르침으로부터 〈화엄경〉같은 후기 대승불교의 가르침에 이르는 인도 불교 사상의 가장 중요한 흐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책의 시들은 저자가 수행 시절 베트남에서 한자로 공부했던 세친의 〈유식삼십송〉과 〈유식이십론〉에 토대를 둔 것이다. 부처님을 비롯해 세친, 안혜, 현장, 법장 등이 우리에게 전해 준 귀한 가르침을 빛나게 하기 위해 1990년에 50편의 시를 지었다. 이번 책은 이미 출간되었던 〈transformation at the base〉의 새로운 판본이다. 저자는 이 책을 즐기라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심리학 학위가 필요하거나 불교를 많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천천히 읽으라고 말한다. 한 번에 너무 많이 읽으려고도 하지 말고, 다음 시로 넘어가기 전에 이미 읽은 시와 그에 대한 해설을 천천히 이해하라고 말한다. 알아차림과 자애와 연민으로 시를 읽다보면 마음이 작용하는 방식이나 의식의 본성에 대한 이해에 밝은 빛이 비치기 시작할 거라고 말한다.

저자는 “모든 것은 우리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그것이 드러날 뿐이다. 화를 내기 시작한다고 해서 화가 바로 그 순간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화는 우리 마음속에 이미 하나의 씨앗으로 있었다. 누군가가 우리를 괴롭혀서 화의 씨앗이 발화되면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화가 드러나는 것이다. 화가 일어날 때 그 화를 억누르지 말라. 두려움과 질투심이 일어날 때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려 애쓰지 말라. 우리 마음속에 있는 알아차림이라는 놀라운 씨앗으로 그 모든 번뇌를 받아들여야 한다. 알아차림의 빛으로 번뇌를 접할 때 번뇌가 변환된다. 번뇌라는 쓰레기를 붙잡아 그것을 퇴비로 활용하면 기쁨과 평화, 해탈과 행복이라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우리는 알아차림의 에너지로 우리 안의 꽃을 보호하고 쓰레기를 다시 꽃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우리 안의 꽃을 보호하고 쓰레기를 다시 꽃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더 이상 쓰레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오직 드러남뿐이라는 유식(唯識)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 마음에는 여덟 가지 의식이 있다.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 전오식(前五識)과 인식대상과 접촉할 때 일어나는 제 6의식(意識), 제 6의식을 발생시키고 뒷받침하는 말나식(末那識), 일곱 가지 의식의 토대이자 근거인 아뢰야식(阿賴耶識)이다.” 책은 ‘아뢰야식’, ‘말나식’, ‘제6의식’, ‘감각의식’, ‘감각의식’, ‘실체의 본성’, ‘수행의 길’ 총 6장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시부터 열다섯 번째 시까지는 아뢰야식에 관한 것이다.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비결은 알아차림으로 지금 이 순간을 다루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보고 접하는 모든 것에서 상호 의존하는 존재의 본성을 보면 어리석음은 지혜로 변환된다.” 어리석음과 지혜는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파도는 물이 되기 위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파도는 이미 물이기 때문이다. 상호 의존해 존재한다는 관점에서 만물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내면에 있는 깨달음의 본성과 만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담배를 피울 때마다 담배를 피우고 있음을 알기 위해 알아차림을 한다. 흡연이라는 습관 에너지에 대한 알아차림은 매일 더욱 깊어질 것이고 흡연으로 폐를 망가뜨리고 있음을 보게 된다. 자신의 폐와 건강,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연결 고리를 인식하면 자신을 돌보는 것이 곧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정원에 줄 퇴비를 만드는데 쓰레기를 사용하는 정원사의 얘기를 통해 꽃은 쓰레기가 되는 과정에 있으며 쓰레기 또한 꽃이 되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번뇌를 붙잡아 그것을 퇴비로 활용하면 기쁨과 평화, 해탈과 행복이라는 꽃이 피어날 것이다 괴로움과 망상을 받아들이면 이미 평화와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수행의 시작이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