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망명 /잉게보르크 바하만

맑은 샘물 2013. 3. 13. 00:00

망명 /잉게보르크 바하만

 

 

 

 

 

 

 

 

 

 

망 명

/잉게보르크 바하만



나는 방랑하는 死者
어디에도 신고되어 있지 않고
어느 땅에도 속하지 않는 無名의 존재

 


황금의 도시와
푸르러 가는 땅에서는 잉여의 존재

벌써 오래 전에 퇴거하여
아무런 휴대품도 없이
오로지 바람, 시간, 음향만을 갖추어
인간들 속에 묻혀 살 수 없는 나

 

나를 에워싼 이 구름
내가 집으로 여기며 붙잡고 있는
모국어를 가지고
나는 모든 언어 속을 헤맨다.

 

오 日蝕처럼 어두워지는 이 언어
어두운 音響
안타까이 떨어지는 몇 방울의 빗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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