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자선당을 불태운 일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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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당을 불태운 일리사
옛날 인도의 어느 마을에 일리사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재산을 많이 가진 부자였지만 일찍부터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남을 도와 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일리사는 그런 것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 아버지만 돌아가시면 저 재물은 다 내 것이 될텐데 정말 아깝다. "
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일리사의 아버지는 세상을 뜨시게 되었습니다.
" 일리사야, 너는 어릴 때부터 욕심이 많고 네 자신밖에 모르니 이 애비가
마음을 놓고 죽을 수가 없구나.
그래서 내가 '자선당' 이란 집을 지어 놓았다. 그러니 누구든 그 곳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먹여 주고, 재워 주고 또 재물을 나눠 주도록 하여라. "
그러나 일리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자선당' 을 불태워 버리고 모든
창고에는 굳게 열쇠를 채워 버렸습니다.
하루는 그가 밖에서 돌아오는데 동네 사람들이 만두를 먹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그의 뱃속에선 꼬르륵 소리가 나고 입에서는 군침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는 꾹 참고 집에 돌아와 지친 채 누워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가 물었습니다.
" 어디가 아픈가요 ? "
" 아니오. "
" 걱정이라도 있나요 ? "
" 사실 나는 만두와 술을 먹고 싶소. "
" 그렇다면 무엇이 걱정입니까 ? 당신은 온 나라 사람들이 평생 먹을 수
있는 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 그러니 내가 곧 가서 동네 사람 몫
까지 만두를 만들어 오겠습니다. "
그는 버럭 화를 내었습니다.
" 당신처럼 헤퍼서야 어찌 재물을 모을 수 있겠소. "
" 그러면 우리 집 하인들까지만 먹을 수 있도록 하지요. "
" 하인들은 배가 부르면 게을러져 일을 하지 않는다오. "
" 그렇다면 아이들 것만이라도 ...... , '
" 아아들은 돌아다니며 얻어 먹게 하시오. "
" 그것도 싫으시면 저와 당신 것만 ...... , "
" 당신도 꼭 먹어야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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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내는 슬픈 듯 일어나 일리사가 먹을 것만 준비했습니다.
일리사는 집 안에서 만두를 구우면 냄새 때문에 사람들이 달려올 것을 걱정
했습니다. 그래서 그와 아내는 집에서 빠져 나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때 부처님은 기원정사에서 스님들에게 설법을 막 끝마치던 중이었습니다.
" 오늘도 세상에는 제 욕심만 차리고 남의 배가 주린 줄 모르는 사람이 있구
나 . "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며 제자인 *목련존자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일리사의 이야기를 들려 주며, 그를 찾아가 남에게 베푸는 공덕의
의미를 깨우쳐 주라고 분부하셨습니다.
목련존자는 누더기 옷을 걸친 *탁발승으로 몸을 바꿔 홀연히 일리사 앞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러자 일리사는 한편 놀라면서도 화를 내며
" 이 거지 중아, 네 놈이 냄새를 잘 맡았어도 소용없다.
네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단 말이다. "
라고 그를 쫓아 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탁발승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염불만 조용히 읇조리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일리사는 탁발승이 제풀에 지쳐 돌아가겠지 생각했지만 꼼짝하지
않고 서 있는 그를 보자 짜증이 났습니다.
" 부인, 작은 만두를 하나 만들어 저 중을 빨리 보냅시다. "
일리사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그의 아내가 작게 만든 만두는 기름에 튀겨지면서
자꾸 커져 제일 큰 만두가 되었습니다.
일리사는 아내가 만두를 크게 빚은 것으로 알고 꾸짖었습니다. 그리고는
일리사 자신이 만두를 더 작게 만들어 기름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두는 더욱 커졌을 뿐만 아니라 다른 것과 붙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일리사는 생각했습니다.
" 저 중은 분명히 별난 재주를 가졌다. 그렇지만 이렇게 커진 만두를 줄 수
는 없지. "
일리사는 꾸역꾸역 그의 입 속에 그 많은 만두를 다 집어 넣어 버렸습니다.
목련존자는 그의 욕심이 어느 정도 인가를 알고 그를 혼내줄 다른 방법을 택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목련존자는 그 곳을 떠나 홀연히 일리사의 모습과 똑같이 변신을
하고는 다시 그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하인들을 불러 창고의 문을 열고 재물을 모두 간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고 명령했습니다.
구름같이 몰려든 사람들은 삽시간에 수레에 온갖 물건을 싣고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때 오래간만에 배가 불러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오고 있던
일리사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 아니 이 놈들이 누구 마음대로 내 재산을 훔쳐 가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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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리치며 수레에 매달렸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 일리사님이 나누어 준건데 네 놈이 무슨 참견이냐. "
며 그를 길바닥에 내동댕이쳐 버렸습니다.
그는 너무 억울해 왕을 찾아갔습니다.
" 약탈해 간 제 재산을 뺏어 주십시오. "
" 아니 네가 하인을 시켜 *보시를 하겠다고 떠들고 다니더니 이제와서 웬
딴소리냐. "
" 왕께서도 제가 얼마나 인색하다는 것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 말한 적이 절대 없었습니다. "
왕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일리사와 함께 그의 집으로 행차했습니다.
" 아니 ! "
왕과 일리사는 똑같이 놀랐습니다. 그 곳에는 일리사와 똑같은 사람이 서
있지 않겠습니까 ?
왕은 두 일리사를 불러 자세히 살펴 보았지만 전혀 구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리사가 답답해서 말했습니다.
" 제 아내를 불러 주십시오. "
그러나 그의 아내는 일리사로 변한 목련존자쪽이 남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 제 이발사는 누가 진짜인지 알 것입니다. "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 하인들, 그리고 이웃 사람들에게 모두 물어 보았지만 욕심쟁이
일리사를 진짜 일리사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일리사는 미쳐 버릴 것만 같아 그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목련존자는 제 모습을 드러내시고 불쌍한 일리사를 내려다보며
그의 얼굴에 *감로수를 뿌렸습니다.
" 일리사야, 설령 사람들이 네가 일리사임을 알았더라도 아무도 너를 일리
사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에게 베푸는 공덕도 결국 자신에게 돌아감을 이제 너는 알겠느냐. "
이후부터 일리사는 크게 깨닫고 '자선당' 을 다시 지어 남에게 *보시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
□ 찾아보기 □
* 감로수 : 부처님이 계신 곳에 있는 맑고 깨끗한 물.
* 보 시 : 자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건없이 물건을 주거나 가르침을 알려 주는 것.
* 목련존자 : 부처님의 10대 제자의 한 사람으로, 우리 마음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잘아는 신통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 탁발승 : 집집마다 다니면서 먹을 것을 얻는 승려로, 자기 욕망을 버리고 보시하는 사람에게
복을 쌓게 하려는 의도에서 부처님 당시부터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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