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의 향기

육조단경4. 神秀 - 신수스님

맑은 샘물 2010. 9. 9. 01:37

육조단경4. 神秀 - 신수스님





4. 神秀 - 신수스님

 

 

 

 

 상좌인 신수는 생각하였다.

"모든 사람들이 마음의 게송(心偈)을 바치지 않는 것은 내가 교수사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마음의 게송을 바치지 않으면 오조 스님께서 내 마음속의 견해가 얕고 깊음을 어찌 아시겠는가. 내가 마음의 게송을 오조스님께 올려 뜻을 밝혀서 법을 구함은 옳지만, 조사(祖師)의 지위를 넘보는 것은 옳지 않다. 도리어 범인의 마음(凡心)으로 성인의 지위를 빼앗음과 같다. 그러나 만약 마음의 게송을 바치지 않으면 마침내 법(法)을 얻지 못할 것이다. 한 참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어렵고 어려우며, 참으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로다. 밤이 삼경(三更)에 이르면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고 남쪽 복도의 중간 벽 위에 마음의 게송을 지어서 써 놓고 법을 구해야겠다. 만약 오조스님께서 게송을 보시고 이 게송이 당치 않다고 나를 찾으시면 나의 전생 업장이 두꺼워서 합당이 법을 얻지 못함이니, 성인의 뜻은 알기 어려우므로 내 마음을 스스로 쉬리라."

신수상좌가 밤중에 촛불을 들고 남쪽 복도의 중간 벽 위에 게송을 지어 써 놓았으나 사람들이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게송은 이르기를,


몸은 보리의 나무요(身是菩提樹)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나니(心如明鏡臺)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時時勤拂拭)
티끌과 먼지 묻지 않게 하라.(莫使有塵埃)



신수상좌가 이 게송을 다 써 놓고 방에 돌아와 누웠으나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

오조스님께서 아침에 노공봉을 불러 남쪽 복도에 '능가변상'을 그리게 하려 하시다가, 문득 이 게송을 보셨다. 다 읽고 나서 공봉에게 말씀하셨다.

"홍인이 공봉에게 돈 삼만 냥을 주어 멀리서 온 것을 깊이 위로하니, 변상을 그리지 않으리라. <금강경>에 말씀하시기를 무릇 모양이 있는 모든 것은 다 허망하다(凡所有相 皆是虛妄) 하셨으니, 이 게송을 그대로 두어서 미혹한 사람들로 하여금 외게 하여, 이를 의지하여 행을 닦아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만 못할 것이다. 법을 의지하여 행을 닦으면 사람들에게 큰 이익이 있을 것이니라."

이윽고 홍인대사께서 문인들을 다 불러오게 하여 게송을 앞에 향을 사루게 하시니, 사람들이 들어와 보고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내므로 오조스님이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모두 이 게송을 외라. 외는 자는 바야흐로 자성을 볼 것이며, 이를 의지하여 수행하면 곧 타락하지 않으리라."

문인들이 다들 외고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훌륭하다!"고 말하였다.


오조스님이 신수상좌를 거처로 불러서 물으시되,

"내가 이 게송을 지은 것이냐? 만약 지은 것이라면 마땅히 나의 법을 얻으리라"하셨다.

신수상좌가 말하기를

"부끄럽습니다. 실은 제가 지었습니다만 감히 조사의 자리를 구함이 아니오니, 원하옵건대 스님께서는 자비로써 보아주옵소서. 제자가 작은 지혜라도 있어서 큰 뜻을 알았겠습니까?"하였다.

오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지은 이 게송은 소견은 당도하였으나 다만 문 앞에 이르렀을 뿐 아직 문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하였다. 범부들이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곧 타락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견해를 가지고 위없는 보리를 찾는다면 결코 얻지 못할 것이다. 모름지기 문안으로 들어와야만 자기의 본성을 보느니라. 너는 우선 돌아가 며칠 동안 더 생각하여 다시 한 게송을 지어서 나에게 와 보여라. 만약 문안에 들어와서 자성(自性)을 보았다면 마땅히 가사와 법을 너에게 부촉하리라"하셨다.

신수상좌는 돌아가 며칠을 지났으나 게송을 짓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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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해


* 마음을 거울에 비유한 경전이나 조사어록은 매우 많다. 특히 보리심 내지 청정심은 밝은 거울(明鏡)에 비유한다.

<화엄경> 권제39의 19 입법계품에는, "보리심은 마치 밝은 거울과 같으니, 두루 일체의 법문의 모습을 나투는 연고이다."라고 되어 있고,

영각현각의 [증도가]에는, "예전엔 때 낀 거울 닦지 못하다가 오늘 분명히 닦아 내었도다...마음의 거울이 비침에 걸림이 없으니 확연히 항사 세계 두루 사무치고, 삼라만상 그 가운데 나타나니 한 덩이 둥근 빛 안팎이 아니로다...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니 둘은 거울 위의 흔적이라, 흔적의 때 다하면 빛 비로소 나타나고 마음과 법 모두 사라지면 성품 곧 참 되도다."라는 대목이 있다.

* 가장 유명한 사구게의 하나로 제5품 여리견실분에 나온다. 전문은 "무릇 모양이 있는 것은 모두 허멍하니,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님을 보면 여래를 보리라(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비상 卽見如來)이다.

* 불법에 의거하여 수행한다는 뜻.

<열반경> 권제6 여래성품에, "모든 비구는 법에 의지하여야 하고 사람에 의지하여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고, <장아함경> 권제2, 권제6에는, "자기를 등불삼고 법을 등불삼을 것이지 남을 등불삼지 말라, 자기에게 귀의하고 법에 귀의할 것이지 남에게 귀의하지 말라"고 하는 세존의 말씀이 나온다.

* "만약 네가 지은 것이라면 나의 법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한 부분과 함께, 5조가 이 게송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와 모순되는 표현인데, 게송 작자가 나서도록 유인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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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벽


배휴가 물었다.
"혜능스님께서는 경전을 모르셨는데 어떻게 법의를 전수받고 육조가 되셨으며, 반면 신수스님은 500대중의 수좌로서 교수사(敎授師)의 임무를 받아 32본(本)의 경론을 강의 할 수 있었는데 왜 법의를 전수받지 못하였습니까?"

"신수스님에게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니, 이는 유위의 법으로서 닦고 깨닫는 것을 옳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5조께서는 6조에게 부촉하셨느니라. 한편 6조는 당시에 다만 묵묵히 계합하여 여래께서 은밀히 주신 매우 깊은 뜻을 얻으셨으므로 그에게 법을 부촉하셨느니라. 너는 듣지 못했느냐?

'법이란 본래 법은 법이랄 것 없나니 법 없는 법을 또한 법이라 하느니라. 이제 법 없음을 부촉할 때에 법이다 법이다 하는 것이 일찌기 무슨 법이었던고?' 라고 하셨다. 이 뜻을 알면 바야흐로 출가자라고 부르게 되느니라.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어찌하여 도명(道明)상조가 대유령 꼭대기까지 달려와서 6조를 찾았겠느냐. 그때 6조스님이 묻기를 '그대는 무엇을 구하러 왔는가 옷을 구하는가, 아니면 법인가?' 하니, 도명상좌가 '옷이 아니라 오로지 법을 위하여 왔습니다'고 하였다.

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잠시 마음을 거두고 선도 악도 전혀 생각하지 말라' 하시자 도명상좌가 말씀을 받드니, 6조께서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 바로 이러할때 부모가 낳기 이전 명상좌의 본래 면목을 나에게 가져와 보아라' 하셨다. 도명상좌가 이 말을 듣고 곧바로 묵연히 계합하고 문득 절하며 말하기를 '마치 물을 마셔 보고 차고 더움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사옵니다. 제가 5조 문하에서 30년 동안 잘못 공부하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지난날의 잘못을 깨달았습니다'하자, 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렇도다' 고 하셨다.

이제 조사가 서쪽에서 오시어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게 하심이 언설에 있지 않음을 바야흐로 알 것이로다. 어찌 듣지 못했느냐? 아난이 가섭에게 묻기를 '세존께서 금란가사를 전하신 외에 따로 무슨 법을 전하셨습니까?' 하니 가섭이 아난을 불렀다. 아난이 대답하자 가섭이 말하기를 '문 앞의 깃대<刹竿>를 거꾸러뜨려 버려라'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조사의 표방이니라.

몹시 총명한 아난이 30년동안 시자로 있으면서 많이 들어 얻은 지헤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천일 동안 닦은 너의 지혜는 하루 동안 도를 닦느니만 못하다' 고 하는 꾸지람을 들었다. 만약 도를 배우지 않는다면 물 한 방울도 소화시키기 어렵다 하리라."

問 六祖 不會經書 何得傳衣爲祖 秀上座 是五百人首座 爲敎授師 講得三十二本經論 云何不傳衣師云 爲他有心 是有爲法 所修所證 將爲是也 所以 五祖付六祖 六祖 當時 祇是默契 得密授如來甚深意 所以 付法與他 汝不見道 <法本法無法 無法法 亦法 今付無法時 法法 何曾法> 若會此意 方名出家兒 方好修行 若不信 云何明上座 走來大庾嶺頭 尋六祖 六祖便問 <汝來求何事 爲求衣 爲求法> 明上座云 <不爲衣來 但爲法來> 六祖云 <汝且暫時斂念 善惡 都莫思量> 明 乃 語 六祖云 <不思善不思惡 正當與下 忽然默契 便禮拜云 <如人飮水 冷暖 自知 某甲 在五祖會中 枉用三十年功夫 今日 方省前非> 六祖云 <如是> 到此之時 方知祖師西來 直指人心見性成佛 不在言說 豈不見 阿難 問迦葉云 <世尊 傳金 外 別傳何法> 迦葉 召阿難 阿難 應諾 迦葉 云 <倒却門前刹竿着> 此便是祖師之標榜也 甚深阿難 三十年爲侍者 祇爲多聞智慧 被佛訶云 <汝千日學慧 不如一日學道> 若不學道 滴水 難消